"부활: 깨어난 복수" 1장
엄마는 의식이 없는 채 병상에 누워 있었고, 몇몇 간호사가 엄마를 수술실로 옮기고 있었다.
나는 눈을 비비고 자신의 볼을 세게 꼬집어 보았다. 그제야 내가 엄마의 수술이 실패해 사망했던 그날로 돌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엄마의 손을 잡고 눈물을 주르르 쏟아냈다.
"엄마, 엄마, 정말 보고 싶었어요! 제가 지켜드리지 못했어요, 죄송해요..."
남편 조강민이 내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수술을 지체하지 말고, 빨리 간호사들이 들어가게 하자."
지난 생에서도 조강민은 이렇게 나를 설득했었다. 나는 온통 엄마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조강민의 말투에서 초조함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때 나는 조강민의 말대로 엄마를 직접 수술실로 보내주었고, 그 결과는 수술 실패 소식이었다.
조강민은 비통한 표정으로 나에게 몇 마디 위로한 뒤 장기 기증 서명을 권했었다.
"장모님께서 수술 전에 나에게 말씀하셨어. 만일의 경우 장기를 기증해 더 많은 사람을 구하고 싶다고,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이니 서명해 줘. 편안하게 보내드리자."
믿고 있던 남편이었기에 가슴이 아팠지만 서명했었다.
"수아야, 그만해. 장모님은 폐 수술 받으시는 거야. 수술 성공률이 꽤 높으니 걱정하지 마."
조강민은 나를 붙잡고 간호사에게 엄마를 빨리 밀고 들어가라고 눈짓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조강민의 손을 뿌리치며 병상을 꽉 붙잡았다.
"수술 안 할 거야! 우리 엄마는 수술 안 해!"
조강민의 눈빛에는 놀람이 스쳤지만, 그는 여전히 인내심을 갖고 나를 설득했다.
"여보, 당신 마음을 이해하지만, 장모님은 빨리 수술을 받으셔야 하는 상태야. 여긴 이 도시에서 제일 좋은 병원이야. 믿고 맡겨."
믿고 맡기라고?
나는 조강민을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마음속에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엄마는 단순한 폐렴으로 고향 병원에서도 치료할 수 있었는데, 그는 굳이 엄마를 이 병원으로 옮겨 치료하려고 했다.
그때 나는 그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그가 엄마에게 정말 신경 써 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은 그는 엄마의 장기를 노리고 있었다.
단순 폐렴은 원래 치명적인 질병이 아니다. 그런데 이 병원에 입원한 후 엄마의 병세는 급격히 악화되었다.
그리고 엄마의 주치의는 바로 조강민의 내연녀 유지은이었다.
지난 생에 엄마가 사망 판정을 받자마자 그녀의 심장은 즉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유지은의 어머니에게, 그녀의 각막은 유지은의 딸에게 이식되었다.
나는 우연히 그들이 식사를 하며 축하하는 모습을 보았고, 유지은은 우쭐해하며 말했다. 수술 중 일부러 동맥을 절단하여 엄마를 죽였고, 엄마의 장기를 적출하여 그녀들에게 주었다고.
나는 임신 7개월인 몸을 이끌고 그들에게 따지러 갔지만, 결국 그들이 함께 나를 계단 아래로 밀어 떨어뜨렸다.
"엄마를 다른 병원으로 옮길 거야, 이 병원에서는 수술하지 않을 거야!"
조강민은 분노가 가득한 내 얼굴을 보며 눈썹을 찌푸렸다.
"임수아, 여기는 병원이야. 제발 억지 부리지 마. 더 이상 수술을 지체하면 장모님께서 정말 살 수 없으실지도 몰라!"
"네가 많이 예민해져 있는 건 알겠어, 하지만 의사와 간호사를 믿어야 해. 너도 이 나이가 되었으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지."
나는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오늘 수술실로 들어가는 사람이 당신 어머니라고 생각해 봐. 감정 조절이 될 것 같아?"
조강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임수아, 어떻게 우리 엄마를 저주할 수 있어? 우리 엄마는 평소에 건강하시고, 누가 봐도 복이 많은 분이셔. 장모님 같은 그런 팔자와는 달라!"
그는 자신의 엄마에 대해서는 듣기 싫은 소리 한마디 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으면서, 우리 엄마를 죽이고 장기를 빼내려 하다니!
나는 그와 더 이상 논쟁하고 싶지 않았고, 어서 엄마를 다른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게 하고 싶었다.
나는 난감해하는 간호사에게 단호하게 경고했다.
"제 동의 없이는 누구도 우리 엄마를 수술실로 밀고 들어갈 수 없어요!"
나는 그들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급히 핸드폰을 꺼내 한쪽으로 달려가 전화를 걸었다.
결혼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조강민은 내가 한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엄마가 나를 혼자 키웠다고만 알고 있었다.
그는 내가 아빠와 오빠가 있다는 사실도, 우리 부모님이 이혼하지 않았다는 것도 몰랐다. 부모님은 단지 예전에 크게 다투고 따로 살기 시작했을 뿐이었다.
그저 자존심 때문에 몇 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을 뿐이었고 서로 다른 사람을 찾지는 않았다.
전화 연결이 되어 오빠의 목소리를 듣자 나는 감정이 복받쳐 울음이 터졌다.
"오빠, 빨리 와서 엄마를 도와줘. 아빠랑 빨리 병원으로 와! 지금 당장 병원을 옮겨서 수술을 받아야 해!"
오빠는 내 말을 듣고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시간 내로 이송팀이 도착할 거라며 나더러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전화를 끊으면서 조강민이 의료진에게 엄마를 수술실로 밀고 라가고 지시하는 것을 보았다.
"당신들, 그녀의 말은 들을 필요 없어요. 수술 시간도 잡혀 있고 서명도 이미 했으니, 제가 결정할 수 있어요. 바로 들여보내세요."
간호사도 지체하기 싫었던 건지, 내가 이쪽으로 달려오는 사이 엄마를 수술실로 밀어 넣었다.
나는 가서 막으려고 했지만, 조강민이 나를 꽉 붙잡았다.
"여보, 제발 이러지마. 이건 장모님의 목숨을 구하는 일이야. 지체할수록 위험해져."
나는 조강민의 발을 세게 밟았고, 그는 고통스러워하며 나를 놓았다.
"임수아, 너 미쳤어?!"
조강민이 소리쳤지만, 나는 그를 무시하고 곧바로 수술실 문으로 달려갔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내가 들어올까 봐 문을 잠가 버렸다.
나는 흥분해서 수술실 문을 발로 차며 소리쳤다.
"문 열어! 우리 엄마를 돌려줘! 너희들은 지금 살인을 하고 있어! 내가 보호자야, 수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조강민은 내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수아야, 걱정하지 마. 수술은 장모님의 주치의 유 선생님이 집도하는 거야. 그녀는 이 분야의 전문가야. 곧 올 거야."
조강민의 말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문이 잠겨 있지만, 유지은을 막기만 하면 엄마는 무사할 것이다.
한 시간 후에 이송팀이 올 것이니, 그동안 시간을 끌어야 한다.
조강민은 내가 잠시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고, 내가 진정했다고 착각한 듯 급히 서류를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여보, 이거 먼저 서명해 줘."
서류에는 ‘장기 기증’이라는 네 글자가 유난히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조강민은 마치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
"장모님께서 말씀하셨어, 수술이 실패하면 기증을 원하신다고, 그게 장모님의 마지막 소원이야."
"물론 그럴 확률은 낮지만, 그냥 형식상으로 서명해 주면 돼. 어차피 이건 나라와 사회에 좋은 일이기도 하고."
지난 생에 엄마가 사망 판정을 받은 후, 그는 내 슬픔을 이용해 서명을 받았었다.
아마 지금 내 감정이 격해진 것을 보고 기다리지 못하고 빨리 서명을 받아내려는 것 같다. 그래야 내연녀 어머니와 딸의 치료를 지체하지 않을 테니까.
나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조강민, 아직 엄마가 수술도 안 받으셨는데 벌써부터 엄마 장기를 노리는 거야?"
조강민은 조금 당황한 듯 말했다.
"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안에 있는 건 당신 어머님이셔, 내가 어떻게 개만도 못한 짓을 하겠어?"
"기증하는 건 장모님께서 수술 전에 하신 말씀이고, 나는 그 말을 따르는 것뿐이야."
"그리고 장기 기증은 위대한 일이잖아.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어. 장모님께서 이런 의식을 가지셨으니 너도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나는 치솟는 분노에 이를 악물고 그의 뺨을 세게 한 대 날렸다.